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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어딜갈까...

평창 혹은 아산.

▶평창 대화성당

십자가 모양의 이정표에 적힌 ‘대화성당’ 네 글자가 아니었다면, 잘 지은 단독주택이나 도서관으로 착각할 뻔했다. 밖에서는 평범한 ㄱ자 건물로 보인다. 그러나 대화성당은 ‘전체가 예술품’이란 평을 듣는 성당이다. 도예가 변승훈씨, 조각가 한진섭씨, 화가 김남용씨 3명이 성당 내부 장식을 맡았다. 지난 1998년 완공됐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자그마한 단층 성당의 네 벽 전체가 도자기를 깨어 붙인 도자기 벽화다. 제단을 포함한 3개 면은 흰색, 뒷벽은 작가의 창작 작품이다.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예수와 두 강도의 십자가를 형상화했다. ‘죄인’들의 십자가는 예수의 십자가를 향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예수가 그들을 끌어안고 위로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자기 파편 2,300개, 7t 분량의 흙이 들어갔다.

제단도 색다르다. 여느 성당과 달리 중앙이 텅 비어 있고, 십자가는 오른쪽에 걸려 있다. 십자가 위의 예수는 부처나 비천처럼 해탈한 얼굴이다. 돌을 깎아 만든 제단, 독서대, 십자고상 모두가 한씨의 작품. 좌우 벽에 걸려 있는 14개의 예수 수난상도 돌을 깎고 쪼아 만들었다. 12개의 창문 모두를 채운 스테인드 글라스는 김씨가 제작했다. 물이 흐르는 듯한 선과 하늘색, 올리브색, 겨자색 같은 부드러운 빛깔이 성당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엄숙하되 위압적이지 않고, 부드러우나 가볍지 않다.

바람이라도 불면 흘러내릴 것 같은 지붕 위의 십자가, 덩어리와 선으로만 표현된 성모자상, 흙으로 구운 십자가…. 처마에 걸려 있는 물고기 모양의 풍경마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데이트 코스=봉평과 가깝다. 메밀꽃은 지고 없지만 이효석 생가, 문학관 등이 있는 문화마을, 허브나라를 묶으면 된다. 봉평시장 내 현대막국수(033-335-0314), 가산공원 옆 옛골(033-336-3360) 등이 막국수 맛집으로 꼽힌다.

여행 길잡이=영동고속도로 장평IC로 빠져나가 대화 방향으로 달린다. 대화면 소재지를 빠져나가자마자 왼쪽으로 성당이 보인다. 톨게이트에서 11㎞ 정도 거리다.

▶ 아산 공세리 성당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의 하나로 각종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무대가 됐다. 드라마 ‘모래시계’ ‘불새’,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등장했다. 1895년 프랑스인 드비즈 신부가 설립했고, 현재 성당 건물은 1922년에 완공됐다. 붉은 벽돌과 뾰족한 지붕이 어우러지는 고딕 양식 건물이다.

강원도 일대 성당이 박해를 피해 모여든 신자들의 신앙촌에서 출발했다면, 서해안 성당은 목숨 대신 신앙을 지킨 순교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천주교 박해 기간에 숨진 순교자의 수는 1만여명. 공세리 성당 출신 순교자도 28명이나 된다. 3형제가 모두 순교한 박의서·원서·익서 형제의 묘가 성당 마당에 남아 있다. 인근 해미읍성과 여숫골에서 목숨을 잃은 순교자도 1,000명에 이른다. 공세리 성당, 해미읍성, 여숫골은 국내 대표적인 순례 코스의 하나다.

데이트 코스=온천수 테마파크 아산 스파비스(041-539-2000)가 가깝다. 공세리에서 39번 국도 아산·유구 방향으로 내려가면 조선시대 마을 풍경을 재현해놓은 외암 민속마을이 나온다. 도고온천 근처의 세계꽃식물원(041-544-0746)은 조경에 사용되는 꽃을 모아놓은 실내 식물원이다.

여행 길잡이=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 아산 방향으로 달린다. 삽교천방조제를 지나자마자 공세리 이정표를 보고 마을로 들어서면 성당이 나온다. (041)533-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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